2009년 12월 12일 토요일

1212 이 후의 멋쟁이 정치인들, 돈과 건축, 관계의 학자들; 아저씨들.

소개: 30년 전 오늘, 대머리 아저씨와 그 족속들이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30년이 지난 이 후, 아마 군사 쿠데타보다 더 아플 욕심 가득한 이들의 '자연'을 상대로 한 쿠데타를 우리는 목격하고 있습니다.




   30년 전, 머리 빡빡 민 아저씨와 물컹물컹한 목소리를 가진 아저씨는 '하나회'라는 이름의 군인 아저씨들 모임을 데리고 군사 정변이라는 걸 일으켰다. 큰 아빠인 미국이 인정을 했네 안했네, 작은 아빠인 최규하가 시켰네 안시켰네라던지 아직까지도 별별 말이 많다. 게다가 광주에서 빨갱이를 잡았다고 친절하게 거짓말을 한 그들은, 몇 년 동안 '80년 5월의 광주'에 대해서는 아주 '말'도 못 하게 했다. 저 아저씨들은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대통령으로 맹세를 하고, 장관으로, 정치인으로, '지도층'이라고 불리는 그 자리에 모두 앉았다. 몇 몇은 퇴출을 당한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어차피 군인들은 '산 사람'만 데리고 간다.

   친절한 대머리 족속 지도층 아저씨들은 이리 저리 돈 많은 놈들한테는 '니네가 살아야지? 그리고 우리도 살아야지?'라면서 커다란 뒷주머니를 만들고, 최고의 업적인 '3S' (Sports, Sex, Screen) 정책을 내보였다. 현실을 잠시 잊게 해주는 묘약을 그들은 알고 있었던 셈이다. 게다가 Olympic도 개최하고, 올림픽을 할 수 있게끔 돈 없는 거렁뱅이들을 모두 쫓아내고, 새로운 주거지역을 여럿 만들어낸다. 길도 닦고, 건물도 새로 짓고 말이다. 그들은 사회를 보기 좋게 만드는 방법도 잘 알고 있었다. 마치 옛날의 백정들과 천민들이 모여 살던 자그마한 산동네같은 곳이 여럿 생겨났다. 그렇지만 그 곳은 '큰 길'과는 떨어져 있다. 역시나 대로에는 보기 좋은 것들만 있다. 그러면서 뒷주머니 만들어 준 아저씨들과는 '돈'과 '돈벌이'를 바꿔주는 그들은 탁월한 로비스트였다. 애초에 뒷주머니 만들어 준 아저씨들하고, 하나회 아저씨들하고, 이 둘의 이야기를 입이 닫히고, 귀가 닫힌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언논'아저씨들까지, 괜찮은 팀이었다. 조큼 지들밖에 몰라서 그렇지, 팀으로서는 괜찮은 팀이었다.

   이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잠깐 한 십여년 동안, 바꿔보려고 두 명 정도의 아저씨들이 시도를 했지만, 대개는 실패했다. 그 사람들은 다른 아저씨들에 비해 꽤나 순진한데다, 진지하게 고민도 할 줄 알았지만, '생각대로 살아지지 않는 다는 생각을 했던 탓인지' 생각대로 하지 않은 것들도 참 많고, 한 아저씨는 아들들 때문에, 한 아저씨는 이래저래 말투부터 FTA라는 카드를 재미없을 때 꺼내어놓은 것이나, 멍멍이 부쉬 아저씨랑 이야기할 때 그닥 모양새 안나게 군인 옵하들을 아프간과 이락에 보낸 것까지, 이런 것들이 이 아저씨들의 흠이었다. 참, 그 두 아저씨들은 올 해 모두 죽었다. 반면에 앞에 두 문단에서 말하는 대머리 아저씨와 물컹물컹한 목소리를 가진 아저씨는 아직도 살아 있다. 아 참, 대머리 아저씨는 전라도 사투리쓰는 아저씨를 죽이려고 했는데, 전라도 사투리 쓰는 아저씨는 복수 안했다. 복수는 킬빌같은 영화에서나 나오는 이야기다. 아니면 바보같은지도 모르거나, 대머리가 진짜 똑똑했는지도 모른다. 흠, 하긴 3S같은 건, 딴나라에서 들어서 써먹은 거긴 하지만, 어쨌든 잘 써먹은 걸 보면 그 아저씨 똑똑한지도 모른다. 백담사가 그립다.

   아, 그런데 대머리 아저씨랑 그 이 전에 한참 날렸던 '바크 정히'라는 군인 아저씨까지 모두 합쳐놓은 것 같은 이 시대의 천재가 한 명 나타났다. 바보 아저씨가 파울만 크게 날려대서 그런지, 올스타 전에서 그 팀 선수들은 모두 빠져버리고, 로스터에 그 라이벌 팀 아저씨들이 가득 채웠는데, 그 중에서 삽질 잘하기로 소문 나고, 티 안나게 감추는 데 능한 쥑이는 아저씨 하나가 나타났다. 천재다. 그 아저씨랑 같이 사는 아줌마는 다이아몬드도 숨겨올 수 있을 정도로 발가락 사이가 독특하게 벌어져있다고 한다, 이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쉿. 여하튼, 땅파기와 씨멘트 붓기, 양심있는 척 하기, 똑똑한 척 하다가 입 쳐다물기, 비꼬는 새끼 조용히 한 소리 하기, 청렴도평가 오나전 개판 점수 맺은 경찰청이랑 대검찰청이랑에다가 이래저래 시끌시끌한 사람들 꽂아 박기, 귀 막기 등등등 '핫'하고 '엣지'있는 능력들이 많다. 아, 그 아저씨들은 예전에 사람들을 죽어라 두들겨패고, 입을 아주 틀어 막아버리는 바람에 감옥 가고, 욕을 무지 먹었던지라, 이번 아저씨는 사람 때리는 건 몰래 몰래 '법' 핑계 댈 수 있을 때만 한다. 아니면 애초에 사람 때릴 일을 안 만들기도 한다. 이런 걸 보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21세기의 새로운' 20세기 소년일지도 모른다. 아, 21세기에 20세기를 산다는 건 꽤 멋진 일이다. 복고가 멋인 세상이 언젠가 오지 않나. 그리고 '경제'에 대한 주장은 언제나 주요하게 먹혔다. 이게 세상이 시장으로 바뀐지가 조큼 되어서, 어쨌든 돈 벌어서 밥 사먹으려면 '경제'이야기는 누구나 해야되니까 말이다. 거기다가 아까 검찰청이랑 경찰청에 사람 꽂아 박았다고 했는데, 이 아저씨 예전 바크 아저씨랑 대머리 아저씨랑, 물컹물컹 말하는 아저씨하고 나이대도 비슷해서 그런지, '언논' 아저씨들을 이용할 줄도 안다. 아니면 '언논'이나 '뒷주머니' 채워주는 아저씨들이 먼저 빌빌대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움, 여하튼 21세기의 20세기 아저씨인 이 아저씨는 꽤 삶이 박복하다. 이리 저리 말만 하면 시끄럽게 구니까. 잘 알지도 못하는 애새끼들과 쥐만도 못한 것들이 떠들어댄다. 뭐 그래도 이 아저씨 20세기 아저씨들 좇아 다른 일 터트릴 줄도 알고, 언논이랑 잘 놀 줄도 알고, 일 벌리는데 순서도 챙길 줄 안다. 20세기 아저씨들보다는 분명 똑똑하다. 그래서 희망을 가진다.

- 멍청하고 짖궂게 쓰여진 글 하나 :: "내가"라는 주어가 없다, 그렇기에 이 글은 그 누구가 쓴게 아니다. 그냥 태어났나보지. 태어난 곳도 제 필요한대로 옮기는, 한 마리의 욕심꾸러기 서생원처럼. 돌아갈 곳이 없을지도 몰라, 그 서생원은.


   희망은 있어, 그럼. 징그러운 구더기도 장 만드는데 도움되잖아, 저 것들도 뭔가 도움이 되겠지. 최소한 이렇게 살지는 말아야지 라는 본보기라도 하나 보여주겠지. 위에 써놓은 것들 중에서 언론과 기업, 자본가 혹은 자본 산업을 하는 이들과 정부의 결탁에 대한 이야기는 종종 들려오는 정치인들의 부패, 기업인들의 로비 소식 정도를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전두환과 노태우의 비자금을 떠올리면 된다. 빌어먹지 못할 정도로 멋진 사람들인 그들이 벌을 달게 받기를 바란다. 돈 내고 토끼는 건 그다지 토끼도 안하는 짓이다.

   궁금하다, 깔끔한 숨 크기가 옅은 서생원 아저씨가 얼마나 깔끔할지. 끝없는 공사판 한국, 이런 욕 먹어도 싼 글은 우연찮게 아현동 재개발 지구 공사 현장을 다녀와서, 그리고 광화문 주변을 지나다 붙은 미래에셋에 대한 글을 읽고다. 결국 미래에셋같은 자본산업은, 경제와 시장은 엄격하고 선하다는 가설을 따르면, 애초에 공정한 시장 안에서는 누군가에게 피해주는 짓들을 하지 않았어야 한다. 가설이 틀렸다는 말 아닐까? 그리고 그 행위자들과, 인격적인 하나의 기업으로서의 자본 산업은 자신들을 규제하는 이들과의 '관계'가 미리 형성되지 않으면 좋건 나쁘건 문제를 먼저 일으키지도 않는다. '리스크'는 최소화 해야 하니까. 여하튼 곰곰히 생각해봐야 한다. TV 광고만 보고 '와우' 이미지를 가질게 아니다. 시장 안과 시장 바깥에서의 행위에 대해서도 살펴보아야 한다. 건설업체에 대해서는 두 말 해서 무엇할까? 작년 2008년도 병무청장의 신년 인사 중에 "우리 모두 '살자 살아 (殺自 殺我)의 마음으로 병무청의 미래를 위해 매진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희생을 강조하기 위해 썼을테다, 건설업체들은 사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스스로를 죽여버리는 짓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뒤의 배경이 되는 존재들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스스로를 죽인다는 말은, 희생이 아니다. 자연의 생명줄을 조금씩 갉고 있다는 말이다. 자연은 애초에 내가 나온 곳고 돌아갈 곳이다. 자연은 '나'이고, 너이고, 우리이다. 이 자연을 없애고, 인위의 자연을 세우는 것은 자연을 죽인다는 뜻이다. 학살의 맹아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기술의 힘을 낙관하며 핑계를 대고 있다. 기술은 낙관에도, 비관에도 기대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자연에 대해 가해지는 기술에는 윤리가 필요한 법이다. 자연이 다치면 그 어떤 기술로도 쉽게 건강하게 만들 수 없다. 여하튼 건설업체는 이 따위 짓을 하고 있으니, 이 보다 나쁜 짓은 없다. 다 죽이려 하고 있다.

   아, 1212 이 후나,  2009년이나, 아저씨들이 하는 짓이나, 아저씨들 주변이 하는 짓이나 별반 달라질 건 없다. 하움, 그래도 그 땐 군인들이 쿠데타를 일으켰다면, 지금은 건설업체와 돈 많은 것들이 쿠데타를 일으킬 뿐이다. 그 땐, 정치 권력을 잡으려고 발버둥을 쳤다면, 지금은 제가 더 잘 사는데 도움되는 자원을 하나라도 더 자기 손아귀에 넣으려고 발버둥치는 셈이다. 그 땐 입을 막을 수 있지만, 지금은 막을 수가 없다, 그래서 그 땐 일이 터지면 그 일 벌린 놈년들 입 닫아 버리면 됐지만, 지금은 그래봤자 어쩔 수 없어서 일 자체 못 벌리게 하려고 온갖 짓을 다 한다.

   우리, 이런 빌어먹을 인간들의 생각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해야할 건 한 가지 같다.

지치지 말자.






아저씨들만의 세상이 끝나길. 그렇다고 아저씨화된 아줌마들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 아저씨와 아줌마, 10대와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XX세대 등으로 분류된 '조직'이 아닌 각자가 각자의 이름으로 즐기며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오기를.

댓글 1개:

  1. trackback from: 날아의
    30년 전 오늘, 대머리 아저씨와 그 족속들이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30년이 지난 이 후, 아마 군사 쿠데타보다 더 아플욕심 가득한 이들의 '자연'에 대한 쿠데타를 우리는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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