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3일 목요일

내가 잘 읽지 않는 책

내가 잘 읽지 않는 책,
 
영성과 관련된 책,
자기계발과 관련된 책,
경영과 관련된 책,
개인의 일대기 혹은 전기,
애국주의에 기대는 책,
여행기
 
 
   영성과 관련된 책은 어느 순간부터 잘 읽지 않게 되었지요. 영성, 오로빌에 다녀와서 생각해보았지요. 어떤 이의 가르침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가르침을 내가 직접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요. 그 이후로는 잘 읽지 않게 되었지요. 그 가르침을 만든다는 것, 뭐 스스로의 종교를 만든다기보다는, 내 믿음으로 세상 속에서 나를 하나 하나 찾으며 살아가보자라는 정도에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무언가 신적인 존재에 대한 찬양과 인간 군상들에 대한 무한한 믿음은 사실 잘 모르겠어요. 차라리 구체적인 내 삶을 그려나가고, 발견해나가는게 더 즐거운 것 같아요!
 
   자기계발과 관련된 책, 대개의 자기계발서들이 응용심리학, 혹은 경영에 기반한 것들, 사람을 대상화하는 측면이 많은 듯 해요, 그리고 결론은 대개가 비슷하고요. 사람을 대할 때 편견을 가져오는 건 아닐까, 경쟁적인 측면에 너무 집착하는 건 아닌가, 사람들이 아니라 내가 살아남을 방법만 모색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읽지 않게 되었지요. 경영도 비슷해요. 예전에 다독을 할 때, 삼성의 경영 기법, 이건희, MS, 온갖 기업 경영 책을 읽었는데 남는 건, "그래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건데? 앞서나가는게 뭔데?"라는 삐딱한 생각이 들었었지요.
 
   개인의 일대기와 전기는 이제는 읽고 싶어졌어요. 세상의 틀을 바라보며,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궁금해졌다고 할까나요. 읽어 본 전기는 @얌체공 의 책 구겐하임, 김산의 아리랑, 전태일, 이상, 김수영, 뭐 이 정도에 불과해요. 아, 필통에서 선물해 준 로맹가리도 있고요. (구겐하임과 로맹가리는 글을 써야하는데..시간이 없네요.) 사람들의 모습, 이제는 찾아보려고요. 어떻게 살았는지, 왜 그렇게 살았는지, 궁금해져요.
 
   애국주의에 관한 책, 나는 위에서 부터 만들어지는, 선천적으로 주어지는 사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사회의 하나로 살아간다는 건 부정할 수 없지만, 나는 내가 만들어 낸, 그리고 내 주변의 사람들이 만들어낸 작은 사회에 대해 관심이 있어요. 주어진 사회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구석이 너무 많고, 그 동안의 실수들이 하나 하나 남아 있거든요. 그 실수를 최소화하고 싶어요.
그렇지만, 자본주의 시스템으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은 정말 모르겠네요. 저도 자본주의의 수혜를 많이 받고 자란 일종의 "축복받은" 사람 중 하나이니까요. 돈에 대해 어려움을 느낀 시절은 그리 길지 않고, 돈이 가져다 주는 풍족함을 더 많이 받고 자란데다, 지금 원하는 것들도 어찌보면 비싼 값을 주고 사야하는 것들이 많으니까요. 사람을 눈에서 잊어버리는 자본주의에서 벗어나자하는게 지금의 숙제에요.
 
   여행기, 나는 여행을 다녀요. 여행기를 읽지는 않아요. 여행자가 위대해보이는 것도 싫고, 다른 사람의 생각은 내가 다녀온 후에야 읽고 싶어서요. 대개의 여행기는 어디가 좋다, 어디가 좋았다, 무엇이 좋았다, 추천할 만 하다 정도의 내용인데, 나랑은 관련없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그리고 대개 거리의 풍경을 바라보며, 상상을 하느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아요. "멋지다" 정도의 상상이 많지요. 서울을 거닐면서,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고, 왜 살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 없는 것도 같은 맥락인 것 같아요. (요즈음 조금씩 나오기는 하지요.) 그리고 쇼핑의 천국, 지금은 죽어 돈벌이로만 살아있는 유적의 모습에만 관심있는 책들은 정말 별로에요. 왜곡에 왜곡만 가득할 뿐. 차라리 "사람 풍경 (김형경)" 같이 스스로의 생각을 소소히 적는다면 모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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