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여행이 신비로운 의미를 갖는 것이기나 한 듯이 들뜬 마음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 내 삶의 양식을 바꾸려고 결심했던 것이었다. 나는 자신에게 이렇게 타일렀다. 이제껏 너는 그림자만 보고서도 만족하고 있었지? 자, 이제 내 너를 본질 앞으로 데려갈 테다."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소설을 읽다보면 이런 구절이 있어요. (그리스인 조르바, 영화도 있는데, 저보다 연배가 있으신 분들은 이 영화 혹시 기억하시는지요? ㅋ^^;;)
여행이 무얼까나, 생각을 해봐요. 떠나는 것, 새로운 곳으로 가는 것, 쉬는 것,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것, 뭐 공간만 바라보잖아요, 우리는. 그리고 그 공간에서 무얼 겪을 지만 생각하잖아요. 그 곳의 문화, 사람, 생각, 수 많은 여러가지들을 겪는 것.
단지 바라보는 것만 말고, 그 안에 들어가면 좋겠어요. 저는 사실 인도에서도 그리 많은 곳에 가지는 않았어요. 그냥 거리에 앉아 있거나, 사람들하고 이야기를 하거나 하고 말이에요. 참 낯선 것들 투성이었어요. 낯선 공간 안에서 낯선 곳, 낯선 사람, 낯선 문화를 바라보잖아요. 이왕이면 여행 중에 그 낯선 것들을 잔뜩 누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음식을 먹는 것도 좋지만, 때때로 여행자들을 만나고, "문화 유적"이라 이름붙여진 곳보다 "사람들 사는 곳"에 박혀 사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앞에 적은 구문을 읽다보면 참 재미있어요. 하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그림자만 바라보지 않으면 좋겠어요. 모든 여행이 좋은 '상품권'은 아닌 것 같아요. 여행을 다녀온다 해서 삶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고, 뭐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새로운 '기억'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이건 제 여행하는 방법이 잘못되어서 그럴 수도 있어요. (법사님이 이런 말씀은 절대 안하시겠지만) '이 녀석이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여행 어떻게 하시라!'고 말할 자격은 있는거니 라고 물으시면 쉽게 '네'라고 답은 못할테에요.]
새로운 기억보다는 사람살이에 힘되는 여행하시면 좋겠어요. 사진찍으며 기억 채우는 여행보다는, 기록은 덜 하더라도 여러 이야기 나누고, 두려움을 더는 여행하면 좋겠어요. 또 그 자리에서 바로 판단하지 않는 그런 여행이면 좋겠어요.
저 문장에 적힌 '본질'이라는 녀석은 여행하며 눈에 들어오고, 귀에 들리고, 손에 잡히는 녀석이 아닌 것 같아요. 여행이 끝난 후, 낯선 공간과 낯선 문화들, 낯선 사람들 앞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그리고 돌아와, 내게 익숙한 곳으로 왔을 때, 그 때에서야 조금은 내가 보이지 않나 싶어요. 그 낯선 것들을 떠올리며 익숙한 나, 내 삶, 공간들을 바라보기 시작하면 그 때나 그 찾으려는 게 무엇이었나가 보이는 것 같아요. 큰 기대보다, 소소한 것들이 더 잘 보이기도 하고요. 문화적인 차이들, 공간의 차이들, 이런 것들은 너무 큰 기대가 아니었나 싶고요. 되려 '나는 이런 여행했던 사람이구나', '이렇게 살면 되겠구나'하는 것들 처럼 평소에도 고민하는 그런 소소한 것들이요. (이게 소소한게 아니려나요...^^;;)
낯설게 본다는 건 '이건 아냐!'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며 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낯선 것들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그 낯선 세상 속으로 들어가보아야 하는 것 같아요. ("이건 낯설어, 힘들어!"가 아니라요.)
여하튼 낯선 이들의 삶 속에 풍덩 들어가는 여행 하시기를 바래요.
다른 문화의 여행자들 많이 만나시기를 바라고요. ^ ^ (이 참에 외국어 말하기 연습도! 작은 옥편 하나 들고가면, 일본, 중국 사람들이랑 이야기하기에 괜찮은 듯 해요-ㅋ)
그럼 모두에게 즐거움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즐거움 가득찬 여행 준비하시기를, 좋은 여행되길 바랍니다.
Bon jour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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